알 수 없는 기록

[영화 리뷰] 4등 리뷰, 체벌은 정당화 될 수 있는가?

기록하는 마케터 2017. 4. 23.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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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 영화 프로젝트로 제작된 정지우 감독의 영화 4등에 대해서 리뷰해 보겠습니다.

 

1줄 평 : ‘사랑의 매’, ‘처벌은 정당화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저마다의 고개 끄덕이게 만드는 답변들

 

'영화 4등' 줄거리

대회만 나갔다 하면 4등인 수영 선수 준호. 3등 내 순위권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준호 엄마는 아시아 신기록을 달성한 국가대표 출신 광수를 수영 코치로 붙여준다. 아니나 다를까 준호는 이후 수영대회에서 거의’ 1등인 2등을 거머쥔다. 하지만 준호 동생 기호의 해맑은 질문에 준호네 집은 싸늘해 지는데… “정말 맞고 하니까 잘 한 거야? 예전에는 안 맞아서 맨날 4등 했던 거야?”

 

사랑의 매/체벌은 정당화 될 수 있는가?

천재적인 재능으로 잘 나갔던 수영선수 광수는 체벌이 만연한 대표팀 시스템에 저항심을 느끼며 반항한다. 결국 대표팀의 체벌 시스템을 거부한 광수는 천재적인 재능에도 불구하고 수영 선수로써 실패한 삶을 살게 된다. 어릴 적 체벌에 큰 저항심을 느꼈지만 코치가 된 광수는 어릴 적 자신을 더 단호하게 잡아주지 않았던 코치들을 원망한다. 이러한 광수의 생각은 준호를 교육하는 방식에도 반영되어 준호를 교육할 때 일명 사랑의 매를 들게 된다.

 

지금 때려주는 선생이 진짜 선생이라고 말하는 코치 광수, ‘준호가 맞는 것 보다 준호가 4등 하는게 더 무섭다는 준호 엄마, ‘내가 잘못해서 맞은 거라는 준호, 과거 체벌 시스템을 묵인했지만 내 아들은 체벌하지 말라는 준호 아빠 등 영화 속 인물들 모두 그들의 입장에서 고개 끄덕이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사랑의 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체벌은 학생을 올바른 길로 지도하기 위해 드는 정당한, 애정의 체벌이라고 여기는 문화가 만연해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의 영향 때문인지 고등학교 3학년 때, ‘차라리 누가 나 좀 때려도 되니까 스파르타 식으로 공부시켜 줬으면 좋겠어.’라는 나의 의견이 친구들 사이에서 크게 공감 받았던 적이 있다.

 

이처럼 체벌, 폭력을 당하는 학생의 입장에서도 때때로 사랑의 매가 정당화 되고 오히려 지지 받기도 한다. 이러한 학생의 입장은 체벌이 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다면 현재를 희생할 수 있다는 일종의 믿음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 속에는 은연 중에 체벌은 너의 미래를 위해 드는 거야라는 어른들의 논리가 받아들여졌기 때문일 것이다.

 

더군다나 이러한 생각을 했던 학생이 어른이 되어서도 어른들이 옳았어, 사랑의 매는 정당화 될 수 있어. 그 때 그 사랑의 매가 나를 올바른 길로 인도 했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더욱이나 어려운 문제다.

 

체벌이 정당화 될 수 없는 단 하나의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벌이 정당화 될 수 없는 단 하나의 이유가 있다. 진심을 다해서 학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행해지는 체벌이라도 이는 절대 정당화 될 수 없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폭력은 어느 상황에서든지 정당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체벌이 정당화 된다면 이는 학생들에게 때로는 폭력이 정당화 될 수 있다고 교육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그 폭력이 정당화 될 수 있는 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언제나 선생의 판단에 따르기 때문에 체벌 정당화는 더욱 더 위험하다. 따라서 체벌, 사랑의 매는 그 어떠한 이유로도 절대 정당화 되어서는 안되며 엄격히 금지되어야 한다.

 

폭력의 대물림

준호는 자신의 수경을 허락 맡지 않고 썼다는 이유로 자신이 코치에게 체벌 받았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동생을 체벌한다. 체벌 이후 다 너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라며 코치에게 받았던 위로까지 잊지 않고 똑같이 따라한다. 이처럼 아이들을 체벌하는 것은 '때로는 폭력이 정당화 될 수 있다'고 가르치는 것이나 다름 없으며, 폭력을 행해도 되는 합당한 이유를 만들어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영화 4등으로 체벌은 정당화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고민해 보았다. 영화를 보기 직전에는 사실 '조금 유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큰 기대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자 영화 속 인물 모두에 감정이입 하며 그들을 이해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체벌 논쟁에 대해 다각도로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체벌 문제 이외에도 대한민국에서 학생이나 학부모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는 문제를 이야기하는 영화 4모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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